[북리뷰]소설과 에세이

아몬드, 감정표현불능증에 대한 장편소설 1

초석 THE WRITER 2021. 9. 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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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정표현불능증

감정표현불능증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Alexithymia라고 불리웁니다. 영어식 표현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영혼을 표현할만한 단어가 없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증상은 1970년에 처음 보고되었는데 신체화장애에 대해 연구를 거듭하던 중에 발견된 정서적장애로서 여러가지 원인이 있으나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일반인에 비해 작게 태어난 경우와 아동기에 갖추어야할 정서적 발달 단계를 충분히 겪지를 못해 나타나거나 정서적 트라우마를 겪었을때에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감정표현불능증이라는 정서적 장애를 가진 사람은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그 사람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답답함만을 느낄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라고 해도 감정적인 반응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쁘면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심박수가 증가하기도하고 화가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거칠어 지는 신체적반응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다만, 이를 번역하지 못할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이 증상에 대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이 증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증상들이 자연스럽게 동반되어 이 증상과 같이 치료를 받는 경우가 더러있다고 합니다. 하루 빨리 치료법이 개발되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앞서 언급한 이 병의 원인으로 주인공이 선천적으로 작은 편도체를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주인공 윤재가 어렸을때 뜨거운 물에 손을 뻗어 화상을 입고도 트라우마가 생기지는 않고 감정적으로 학습이 되지 않아 똑같은 상황을 마주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손을 뻗었다는 설정값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에게 귀여운 괴물이라는 애칭을 붙여주었습니다.

 

 

2. 묻지마 살인, 주인공에게 불행일까 행운일까

박진감있는 글의 전개를 위해 작가들은 늘 주인공에게 위기라는 것을 선물합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굴곡없는 사람한명 찾기가 힘들다는 말이 있듯 이 책의 주인공 선윤재 또한 주인공의 심리적인 변화를 위해 저자는 거침없이 위기라는 것을 선물합니다. 그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살아갈 수 없으리만큼 아주 잔인하고 입에 담을 수도 없었습니다. 주인공의 눈앞에 그의 유일한 가족들인 할머니와 엄마가 누군가로 인해 살해를 당하고 부상을 입습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날 말입니다. 망치와 칼로 때리고 찌르는 살떨리는 장면을 두눈으로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그 사건 이후에 사람들은 가해자를 비난하지 않고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인물이라며 동정을 합니다. 성인도 채 되지 않은 남겨진 소년에게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었습니다.

 

필자가 처음 이 부분의 스토리를 읽었을때 굳이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넣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주인공에게 무척 가혹한 사건이었습니다. 생동감이 넘치는 작가의 필력에 마치 필자 자신이 그 상황속의 목격자중 한명이라도 된 거마냥 심장이 요동을 쳐대는 바람에 책을 확 덮어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 책의 마무리까지 짓고 뒤늦게 스토리를 머릿속으로 가다듬어 보니 주인공의 변화를 위해 잔인하지만 필요했던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사건에 대해 마음속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질문들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가지고 있었던 감정표현불능증은 어쩌면 주인공이 할머니와 엄마 없이 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자신의 방패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곤이의 말마따나 주인공은 울부짖던 복수를 다짐하던 주인공은 분노를 했어야 했던 상황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마음의 병 덕에 주인공은 객관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닥친 위기는 어차피 겪어야했을 운명같은 것이었습니다. 

아몬드:손원평 장편소설, 창비

 

아몬드:손원평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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