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도어, 제목에 숨겨진 비밀

1. 사이코패스(psychopath)란?

완벽한 사람은 세상이 존재하는 걸까요? 필자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완벽한 사람을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말 이상적이다 생각했던 사람마저도 알고 보면 과거에 아픈 기억의 영향으로 교묘한 방식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거나 거짓말에 능숙해 자신의 인생을 구두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다니던 리플리 증후군이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항상 행복한 순간만을 겪지는 않습니다.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언제 어디서든 해소를 시켜주지 않으면 타인을 괴롭히거나 혹은 자신을 괴롭히는 데에 부정적인 감정이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정신분석학자들은 너무 완벽하게 흠이 없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이므로 오히려 가면 뒤에 모습은 음침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사이코패스는, 반 사회적 인격장애로서 지루함을 싫어하고 강한 자극을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어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을 하지 못하고 약한 감정을 이용하려 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는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고 공격성을 충동적이며 띈다고 알려져 있지만 냉철하며 지적이며 치밀하다 느낄정도로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무조건 살인충동을 일으키는 것만은 아니며 감정적으로 통제하려는 사람들 중에서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2. 표지에 숨겨진 비밀

Behind Door, 우리나라에 출판된 제목은 비하인드 도어로서 영어의 발음을 따서 한글의 표기법에 맞춰 선보였습니다. 비하인드도어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스릴러 소설인지라, 각 나라별로 표지가 다양합니다. 독일, 대만, 미국 등의 표지들도 최대한 그만의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많은 수고를 했겠지만, 한국의 표지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알 수 있듯, 영어 제목을 유심히 보면 Behind와 Doors 사이에 작은 글씨의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Closed'라는 단어인데요. 우리나라의 말로 '닫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의 제목 풀네임은 Behind Closed Doors인 것입니다. 이 책을 읽어본 후 표지를 다시 보면 많은 의미가 함축이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닫힌 문 뒤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표지로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3. 완벽한 남자 혹은 완벽을 추구하는 남자

"완벽해!" 주인공 잭이 입버릇 처럼 즐겨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준수한 외모, 패소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유능한 가정폭력 전문 변호사, 게다가 훌륭한 매너까지 겸비하였습니다. 이 완벽한 남자에게는 완벽한 여자가 어울릴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잭이 원하는 여자는 다운증후군 동생 밀리를 홀로 키우고 자신의 인생을 반쯤 내려놓은 그레이스였습니다. 그레이스와 밀리는 부모님이 있었습니다. 다만 부모님은 자식의 인생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식들을 짐으로 생각했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 그레이스의 부모님을 뵙고 난 후 잭은 "완벽한 분들이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잭의 '완벽한 분들'이라는 표현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레이스를 안심시키고 배려하기 위해 꺼낸 말과 그레이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모님의 언행들이 그가 계획했던 일들과 절묘하게 들어맞는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가 추구하는 완벽함의 의미를 아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사이코패스로서 사람들의 두려움과 공포를 자신의 쾌락으로 이용하던 사람이었고 그 대상은 어머니였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두려움을 느꼈던 잭은 아버지에게서 공포를 느끼는 동시에 조금씩 닮아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에게 죄를 뒤집어 띄우고는 자신의 이름을 바꿔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셨기에 그의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대상이 필요했습니다. 완벽한 범죄가 성립이 되기 위해선 그 대상은 혼자여야 했습니다. 부모님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자식과 같은 동생, '밀리' 그리고 자식에게 관심이 없는 그레이스의 부모님은 잭에게 있어 "완벽한" 조건이었습니다.

잭의 완벽함은 또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타인에게 완벽하게 보이고자 했던 욕구입니다. 아름다운 저택에서의 아름다운 저녁 파티, 멋들어지고 군침을 돌게 했던 음식과 다정한 부부 연출은 비단 그레이스를 가둬두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레이스와 밀리를 지하방에 가둬두고 독신주의자로서의 삶을 연출했어도 그의 목적은 더욱 쉽게 이루었을 것입니다. 행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환경이 지금의 그의 현재의 삶을 반영코자 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입니다. 잭과 그레이스의 결혼식날 들러리를 하고 싶어 했던 밀리를 넘어뜨려 참석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 대표적인 증거일 것입니다.

 

 

 

4. 한발짝 뒤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객관화

"나는 그사람에 대해 잘 알아! 우리는 정말 친하기 때문이지.." 일상생활 속 흔히 보고 들리는 말입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그 대상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으로 보이는 그 사람의 행동 패턴과 둘이서만 나누었던 속 깊은 대화들이 그 증거일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범죄 선상에 오른 용의자들의 대부분은 잘 지내던 지인과 같은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며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이 도서에서도 앞서 말한바와 같은 일어날 법한 일들을 잘 반영해주고 있습니다. 에스더는 친분이 없었기 때문에 잭의 부부 모습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레이스가 자신의 직장을 그만둔 것도, 이메일과 휴대전화를 잭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녔기에 의구심을 품은 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또한 에스더의 행동들은 대담하고도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혹 자신이 위험에 빠질까 모른 척하고 넘겼을지도 모르는 일들이지만 그녀의 냉철한 판단력 덕에 그레이스를 세상 밖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밀어 넣었을 것입니다.

[모모]비하인드 도어 : B. A. 패리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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