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홍과 청과 같이 우리는 늘 이분법적 논리에 치우쳐 살아왔습니다. 내 의견은 맞고 너의 의견은 틀렸다. 그러니 너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며 늘 분개하고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옳고 그름을 벗어나 한 가지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양시론]이라는 어휘가 국어사전 속에 존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덕에 생겨난 것일 테지요.
"네 말도 옳고 쟤 말도 옳다."의 정의가 바로 양시론입니다. 우리가 흔히 토론을 할 때에는 반대되는 두 의견을 모두 수용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임합니다. 많은 나라의 국가들도 양시론을 높이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에서는 랍비(유대교에서 율법학자 또는 존경받는 선생을 이르는 말)들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양시론에 근거하여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양시론은 외국에서만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예로 부터 조선 세종 때, 황희 정승도 대표적은 양시론자로 유명하였습니다. 두 노비들이 황희 정승 앞에서 내 말이 옳다고 앞 다투어 싸우고 있을 때 황희 정승은 이를 귀 담아 듣고는 각각 "네 말이 옳다."라고 옹호해주었습니다. 옆에서 듣던 부인이 답답한 마음에, "왜 시비를 가리지 않고 각각 다른 의견에 옳다고만 하느냐"는 타박에도 "부인 말도 일리가 있다"며 껄껄 웃었다는 일화는 오늘날까지도 전해져 오고 있지요.
양시론의 반댓말은 양비론입니다. 두 가지 다른 의견들이 옳다는 뜻을 가진 양시론과는 달리 양비론은 내놓은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의견 모두 틀리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양시론과 양비론 모두 어느 한 의견에 쏠리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이 이 두 어휘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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