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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소설과 에세이

[김초엽, 므레모사] 단지 다른 방식의 삶을 원할 뿐이었다

by 초석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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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레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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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땅 위에 건설된 귀환자들의 마을. 그것이 므레모사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이 도시의  닉네임이었다. 므레모사가 처음부터 생명력을 잃어버린 땅은 아니었다. 므레모사는 유독성 화학물질의 유출로부터 비극은 시작되었다. 죽어버린 땅이라고 사람들은 말했지만 정작 이곳에서 정착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사람들은 이들을 귀환자라고 불렀다.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에 다시 돌아오게 된 이유를  알고 싶어 하면서도 사람들은 정작 귀환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는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진실이야 어찌 됐든 돌아온 귀환자들이 한없이 안타깝고 그저 구출해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전도유망한 무용수였지만 현재 다리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안은 계속 춤을 추었다. 유안 곁에 남아 그의 재활훈련에 도움을 주는 재활훈련사이다 사랑하는 연인이었던 한나는 유안의 희망과도 같은 존재이기를 바랐지만 불행하게도 그런 존재는 될 수 없었다. 한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재기를 응원했고 동경했지만 유안에게 그들의 응원은 결코 응원이 아니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일 때 이르슐의 므레모사라는 도시를 알게 되었다. 므레모사에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온 다른이들과는 달리 유안은 그저 알고싶었다. 자신이 왜 므레모사에 이토록 이끌리는 감정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내가 더는 아름답지도 강인하지도 않다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의족과 남은 한쪽 다리만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는 발레리나. 정상에서 추락한 무용수가 다시 듣고 세상에 나오는 유안의 모습을 보며 그녀를 향해 사람들은 아름답다 칭송했고 고통 속에서 다시 정상으로 오르는 감동을 그리고 장애를 극복한 그녀의 희망찬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그 관심 덕에 수술비와 재활치료비를 충당하고도 3년에 한 번씩 의족까지 교체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를 얻었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예술가로 여기기보다는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광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거 같다.

소설 속 유안을 보며  이 소설을 집필한 김초엽 작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유안과 김초엽은 여러모로 공통분모가 많았다. 이러한 생각 자체가 무례하다 생각될지 걱정이 앞서지만 유안의 심리를 차분히 읽으며 그녀가 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소설을 통해서 전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검색창에 김초엽을 검색하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연관검색어들이 오늘날까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리라. 

 

다른 방식의 삶은 비단 유안만이 바란 것은 아닐 것이다. 유안의 독백을 들여다보며 몸서리를 쳤던 순간들이 있었다. 유안으로 부터 투영된 나의  삶이 심해로부터 물밑으로 떠올라 괴로웠다. 내가 원하는 삶과 남들이 바라는 나의 삶이 아름답게 평행을 이룬다면 좋으련만 두 개의 바람들이 교차해 버린다면 상대적으로 유안처럼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삶을 갈망하지만 단지 다른 방식의 삶을 바랬던 유안처럼 말이다.

 

 

중요한 무대를 망쳐버리는 상상을 하고 있다

디스토피아 하면 김초엽, 김초엽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연관검색어 중 하나가 바로 디스토피아라는 단어이다. 지구 끝의 온실과 방금 떠나 온세계 그리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까지 접하며 대중들에게 디스토피아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어버렸다. 많은 북리뷰어들이 디스토피아와 므레모사에 일어난 재난과 공포에 대해 글을 썼지만, 필자는 유독 이 책의 주인공인 유안이 신경쓰였다. 고통과 비명사이에서 춤을추는 상상을 하고 사랑하는 연인 한나에게 멈춰달라 애원하지만 박수와 갈채 그리고 사람들의 환호속에서 무대가 끝나버리는 허탈한 상황을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당신들을 선망해요

므레모사에 거주하던 사람들 중 일부가 유독성 물질이 들어있는 수도를 마시고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귀환자들은 므레모사로 돌아왔다. 그들은 일반적인 사람이 될 수 없었고 변형되었으며 고목나무처럼 움직일 수 없는 신체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므레모사를 떠나지 않았다. 많은 봉사단체와 의료구호단체가 그들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들은 외지인들의 도움을 원치 않았다. 아이러니한건, 외지인들은 도움의 손길을 뻗으며 그들을 끔찍하고 비이성적인 존재들이라고 치부했으며 비극을 목격하기 위해 므레모사를 밟았다.

 

므레모사의 귀환자들과 유안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삶을 갈망했으나 남들과는 다른 삶을 원했다. 그들이 갈망했던 삶의 방식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카테고리의 밖에 있었으며 그것은 특별해 보이기도 반대 선상에 놓여 대립구도에 놓이기에도 쉬운 위치에 서 있었다. 인정하기보다는 강요했고 억압했다.

 

므레모사:김초엽 소설, 현대문학, 김초엽

 

므레모사:김초엽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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