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역사

영국 사교계 가이드, 미국드라마 브리저튼 현실판

초석 THE WRITER 2021. 9. 1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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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Age)와 중간계급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부터 1901년까지 영국의 통치를 하였지만 오늘날 우리는 19세기 전체를 빅토리아 시대라고 부릅니다. 이는 영국 역사상 최고의 번성기였으며 이 시대 때의 나타난 가치관과 풍조가 19세기의 전반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빅토리아 시대에 관해 백과사전을 살펴보면 조지 시대 때의 이성주의를 탈하고 낭만주의와 신비주의로 전환이 되던 시기라고 말합니다. 경제적이나 정치적 모든 면에서 부흥하던 시기였던 만큼 크고 작은 변화에 맞선 혼돈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가치관은 중간계급에서 시작이 되었고 그 가치관은 사회전반을 초월하였습니다. 영국 사회에서 계급제도가 전반을 차지하던 과거와는 달리 체통을 매우 중요시 여겼으며 이로 인해 영국이 '신사(Gentry)의 나라'라고 불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중급 계급은 '핏줄'보다는 사회적 상승의 욕구, 독립, 자존심과 같은 개인주의를 추구했으며 이로 인해 능력주의 원칙에 따라 승진을 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후견제보다는 능력주의 원칙이 정립이 되었다는 증거가 된 셈이기도 합니다.

영국에서 19세기때 중간계급이 중요해진 이유 중 하나는 중급 계급층의 경제적 부흥일 것입니다. 영국에서 중간계급이라고 불리는 기준은 방 8개 이상과 정원이 있는 주택이어야 하고 적어도 1명의 요리사와 2명의 하인이 고용되어 있어야 했으며 연수입은 300 파운트 정도 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851년부터 20년 사이에 중간계급 하인의 수가 60%가 증가가 되었을 정도라 하니 중간계급이 얼마나 풍요로운 계급이었는지를 이 대목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필자가 빅토리아 시대 역사가 수많은 전성기와 정책의 전환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계급만을 언급한 이유는 필자가 소개하고자 한 도서와 많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계급의 부흥은 상류계급으로 눈을 뜨게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류사회에 한발자국 다가가고자 했던 노력들은 에티켓 북 출판의 수많은 인쇄로 연결을 지었고 이는 영국 레이디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2.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으로 비추어보는 영국 사교계

영국 사교계의 생활이 잘 나타나 있는 미국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

2020년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브리저튼은 19세기의 영국 시대극으로서 그 해의 12월 최고의 기대작이었으며 현재의 히트작입니다. 브리저튼가문에 8남매가 각각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총 8권으로 제작된 줄리아 퀸이 원작 소설이며 소설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시즌1의 열렬한 환호로 시즌4 제작까지 확정되었다 하니 이로서 그 인기를 증빙합니다.

또한 드라마 브리저튼은 19세기 영국 상류층 계급의 사교계를 묘사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드레스와 장신구, 눈이 부시는 사교계의 장은 본디 믓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그 이면은 선남선녀들의 전쟁터와 같았습니다. 싱글들은 그해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여자들에게는 남성에게 의지하며 살아가야 했기에 그들에게 결혼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이었고 선택받지 못한 채 비참하게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등장인물 중 엘로이즈와 페넬로페 두 인물은 19세기 영국 사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들입니다. 남자들에게 의지하며 살기를 거부한 엘로이즈와 레이디 휘슬다운이라는 이름으로 상류층의 가십거리를 제공하며 돈을 버는 페넬로페는 이 시기에 대부분의 빅토리아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여성들이 남성들과 같이 독립적인 자아를 갖기를 열망하기 시작함을 작가가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오만과 편견을 기고한 제인 오스틴과 폭풍의 언덕을 지은 에밀리 브론테가 이 시기에 데뷔를 했습니다.

3. 에티켓북을 출판한 작가들은 모두 여자였다

빅토리아 시대의 중간계급층들이 풍족한 삶을 살기 시작함에 따라 상류계급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도 증가했습니다. 상류계급의 진출을 위해 많은 정보들을 필요로 했고 이로 인해 에티켓 북이 성행을 했습니다. 에티켓 북의 출판은 많은 이들의 변화를 알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에티켓 북은 주로 여성들이 읽었으며 출판한 작가들도 여성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가 'Golden Age'라고 불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여전히 사회진출을 할 수 없었습니다. 여성이 신분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결혼뿐이었고 자신의 배우자가 신분상승을 하는 길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남편을 위해 내조를 하고자 기를 쓰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에티켓 북을 기고를 한 작가들의 대부분이 익명성을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에티켓 북의 작가들은 자신을 어느 상류층 친척을 두고 있는 부인이나 상류층 지인을 알고 있는 여성이라고 소개를 했으며 저자는 작가들의 익명성은 불확실한 계급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필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불확실한 계급층이 기고했다고 하기에는 그 에티켓이 상세했으며 그 에티켓 중 일부는 현대사회까지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정확성이 높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가들은 남자들에게 선택받지 못 한채 늙어버린 여성이었거나 일찍 사별을 한 과부 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성에게 의지하지 못한 여성들은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었고 가난하게 살아가야 했을 것입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그들은 일부는 작가로 데뷔하며 연명했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중간계급층과 싱글여성들의 상생은 실로 시기적절했을 것입니다.

4. 빅토리아시대의 남성과 여성

"영국 여왕의 통치 아래 남성의 위치는 높았으며 여성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필자가 이 도서를 읽고 난 뒤, 느낀 점입니다. 빅토리아 시대 때의 여성들은 그 시대를 살아남고자 그토록 남성의 선택을 갈구했습니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고 탐닉하기보다는 낙오자가 되어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것일 그토록 두려워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여성을 남성은 지배하고 전유물처럼 여겼으며 그들은 빅토리아 여왕의 발밑에 있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역사 중 가장 아이러니 한 것은 배우자가 사별했을 때입니다. 남성은 배우자가 죽음일 맞았을 때 상황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사교계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상이 끝날 때까지 다른 남성과의 결혼은 용납할 수 없었으며 설령 재혼을 한다 해도 표적이 되기 십상이었습니다. 추측하건대 이는 빅토리아 여왕과 엘버트 공의 영향일 것입니다.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공의 결혼생활은 공식적으로(?) 타의 모범이 되었고 가장 이상적인 가정이었습니다. 앨버트 공의 사망으로 빅토리아 여왕은 정부에 손을 떼고 10년 동안 칩거를 했을 정도라 하니 영국 여성들은 이 모범적인 부부의 모습을 강제로 닮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19세기의 영국은 전쟁으로 부흥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전쟁은 국가의 땅을 넓히고 전 세계인의 강대국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계기였지만 영국의 수많은 남성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반 세기 동안 영국의 인구수는 두배로 늘었으나 성비율로 따졌을 때 여성은 남성보다 월등히 많았습니다. 남성이 귀한 시기였으니 자연스레 남성의 위치도 여성보다 높았을 것입니다.

5. 이 또한 역사의 일부

영국의 에티켓에 관련하여 기고된 도서이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입니다. 필자가 저자의 국적으로 거론한 이유는 작가가 일본인이라서가 아니라 이 도서가 두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출판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입니다. 원작을 일본어로 번역되면서 의역이 된 부분이 존재했을 것이고 그 의역된 부분을 우리나라의 말로 또다시 의역이 되었을 터이니 일부는 원작으로부터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 도서를 읽고자 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감안을 하고 읽어야 할 것입니다.

필자가 이책을 읽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은 필자가 드라마 브리저튼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며 취향이 '소녀스럽다'는 조롱 아닌 조롱을 받았었습니다. 단순히 제목만을 훑어보고 이 책의 가치과 한 사람의 평판을 단정지은 것에 당황스러웠지만 변명을 하거나 그 의견에 보태려들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국가이념이나 전쟁 또는 통치만이 역사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작은 역사도 역사의 일부이며 때로는 작은 역사가 큰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국 사교계 가이드: 19세기 영국 레이디의 생활,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영국 사교계 가이드: 19세기 영국 레이디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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