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F소설 3

[김초엽, 므레모사] 단지 다른 방식의 삶을 원할 뿐이었다

므레모사 죽은 땅 위에 건설된 귀환자들의 마을. 그것이 므레모사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이 도시의 닉네임이었다. 므레모사가 처음부터 생명력을 잃어버린 땅은 아니었다. 므레모사는 유독성 화학물질의 유출로부터 비극은 시작되었다. 죽어버린 땅이라고 사람들은 말했지만 정작 이곳에서 정착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사람들은 이들을 귀환자라고 불렀다.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에 다시 돌아오게 된 이유를 알고 싶어 하면서도 사람들은 정작 귀환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는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진실이야 어찌 됐든 돌아온 귀환자들이 한없이 안타깝고 그저 구출해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전도유망한 무용수였지만 현재 다리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안은 계속 춤을 추었다. 유안 곁에 남아..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공상 과학과 세계 여성의 날

1. 삶의 영광을 함께 누리자, 빵과 장미!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의 삶은 착취당하지 않아야 하지만 마음과 몸 모두 굶주린다. 우리에게 빵을 달라. 장미를 달라.(중략) 여성이 봉기한다는 것은 인류가 봉기한다는 것. 더는 틀에 박힌 노동과 게으름, 한 명의 안락을 위한 열 명의 혹사는 없다. 삶의 영광을 함께 누리자. 빵과 장미, 빵과 장미. 1911년 제임스 오펜하임이 지은 빵과 장미라는 시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인권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한 역사는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제임스 오펜하임이 지은 시에서 나온 빵과 장미는 여성들이 실제로 얻고자 했던 것이 빵과 장미는 아니었습니다. 생존권과 참정권을 빵과 장미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110여 년 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1만 ..

김초엽 단편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얼굴에 얼룩이 있는 릴리 다우드너는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이용하여 결점이 없는 완벽한 인간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그녀는 인간배아 디자인에 성공했을 뿐 그녀가 꿈꾸는 유토피아 세상을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구밖으로 끄집어내어 그녀만의 유토피아 세상을 창조했습니다. 전쟁과 슬픔, 그리고 고통이라는 감정은 없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례자들의 대부분은 지구에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세상의 시초인 릴리와 올리브마저도 그들의 마지막은 지구였습니다. 유토피아는 '그 어떤곳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존재하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