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소설과 에세이

양희은의 나답게 살고자 한 그녀의 에세이, 그러라 그래

초석 THE WRITER 2021. 11. 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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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이슬 같은 목소리를 가진 가수, 양희은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의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 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가수 양희은을 떠올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한 듯, 아침이슬을 떠올릴 것입니다. 1971년 그녀의 이름 석자를 알리며 온 국민의 심금을 울린 그녀의 데뷔곡 아침이슬은 가수 양희은의 시그니처 같은 노래이자, 그녀에게 큰 상처를 준 곡이기도 합니다. 미국 가는 선배의 환송회에 참석했던 양희은은 우연히 만난 김민기의 아침이슬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고 그 노래에 심취하여 그에게서 곡을 받아내었습니다.

양희은 아침이슬

그다음 해에 아침이슬은 건전가요로 뽑히며 그녀는 상까지 받는 쾌거를 누렀으나 그와 동시에 1975년 유신 정부의 긴급조치 9로로 인해 금지곡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당시 금지곡은 사회통념 위반, 근로풍토 저하 따위의 이유로 2천여 곡들이 금지곡으로 낙인이 찍혔었는데 유일하게 아침이슬은 근거가 업었습니다. 굳이 근거를 들자면 '하필이면 불길하게 묘지위에 태양이 떠오르는가.'였다고 합니다. 

 

사실 그 당시 민주화를 염원하던 대학생들 사이에서 아침이슬이라는 곡은 대중적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아침이슬의 가사가 추상적이고 비유적이지만 억압과 해방의 뉘앙스를 띈다고 하고 양희은의 직설적인 발성법이 해방의 외침을 주장하는 듯 들렸기에 시위대 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전하였기에 거리의 시위대들에게 유행가처럼 퍼져 유신 정부는 그들의 사기를 꺾고자 아침이슬을 금지곡으로 지정한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 양희은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입니다. 매년 열리는 연말 콘서트에 그녀는 몇 개월씩을 소비해가며 콘서트 연습에 매진하고 매일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하고 있는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20년 이상 안방마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 아이유는 그녀의 노래인 가을 아침을 리메이크하여 음원차트에 다시금 오르게 되었으며 양희은 그녀가 출간한 에세이 그러라그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힘든 길을 걷고 있는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하였습니다.

 

 

2. 흔들리는 나이는 지났는데

인생에는 정답이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인생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옳은 길 보다 옳지 않았던 길에 대해 자꾸만 뒤돌아 봅니다. '나이를 먹어보니 지나온 세월들이 별거 아니더라'라고 말하는 어른들은 양희은 님의 에세이 말고도 흔하게 들어왔던 말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필자는 20대 때 20대의 몸과 50대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한 적이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알 거 같기도 한데 답답한 마음은 가실 길이 없어 저의 20대는 여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0대 중반이 조금 넘으니 이제야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라는 두 글자 중 '여'라는 한 글자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좀 더 나이가 들게 되면 양희은 님의 말처럼 젊은 날이 예뻐 보일 수 있겠지만 지금 저에게 다시 20대로 돌아가라면 그리 하겠느냐 질문한다면 저는 '아니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3. 파도 앞에 서 있다면

 

 

4.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

여러분의 나답게 사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양희은 님의 나답게 사는 법은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사람들은 그녀에게 너답지 않게 변했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날의 양희은도 지금의 양희은도 결국 자신의 모습이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나답게 산다'는 말은 어쩌면 지키기 힘든 말이면서 개개인에게 주어진 숙제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기에 노래와 삶이 동일한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인생을 살며 누군가에게 흔들리며 나답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두커니 나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나답게 사는 방법에 대해 스스로 모색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아직 그 숙제를 풀고 있는 중이지만 여러분은 그 숙제를 꼭 마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5. 음성지원이 되는 것만 같은 에세이

양희은 님의 그러라그래 에세이는 10만 독자에게 주목을 받고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을 출간할 만큼 영향력을 지닌 도서입니다. 양희은 님이 직접 지은 에세이이며 20년 동안 라디오 진행을 맡아온 만큼 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지 않았던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기에 사람들은 그녀의 에세이를 읽으며 그녀의 목소리가 음성지원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후기들은 작은 파장이 큰 파장으로 커지면서 결국 오디오북까지 출간하였습니다. 필자는 오디오북과 도서를 번갈아가며 이 도서를 즐겨 읽었습니다.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전해지는 양희은 님의 목소리는 마치 라디오 속 사연을 읽는 것만 같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디오북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녀의 오디오북은 윌라, 알라딘 그리고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항상 우리에게 같은 조언을 하곤 합니다. 잔소리로 치부하며 넘어가기 십상이지만 오랫동안 일치하는 내용으로 우리에게 반복적으로 전하는 말들은 결국은 그 말은 참된 이치와 보편적인 사실임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잔소리로 들리는 것으로 보아 그 진리는 실천하기라는 게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뻔한 말이지만 그녀만의 다른 방식으로 듣게 되는 어른들의 잔소리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그러라그래 에세이였습니다. 

 

그러라 그래:양희은 에세이, 김영사, 양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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