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소설과 에세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초석 THE WRITER 2021. 12. 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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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1. 가장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나이

"지금의 너희들의 친구관계가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말거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순간 너희들은 여러 이해관계로 갈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열심히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단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시절, 필자를 가르치던 학교 선생님들이 해주시던 말씀이셨습니다. 열 손가락 중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고 애지중지 키우던 자식 같은 제자들의 미래를 우려하는 마음에 해주신 조언이셨습니다. 실제로 전쟁터와 같은 사회생활에 몸을 담가보니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도하며 말씀하셨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라. 그리고 미래에 '어떻게' 살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고 또 신중하라.'무엇'이 될지가 아닌,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라.' 필자는 아직 성인이 되려 하는 나잇대의 미성인들에게 이렇게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또한 '감정의 변화를 인지하고 나의 마음에 변화가 들어섰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라.'라고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여러분은 조건의 무게를 달지 않고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시기가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필자는 청소년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그 어떤 조건없이 몸과 마음을 과감하게 내던질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것에 탐내지 않고 오로지 상대 자체만을 가지고 사랑할 수 있는 시기는 그 나잇대가 가장 적합함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만,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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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예스24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히노 마오리와 가미야 도루의 시작은 그리 순수하지 않았습니다. 가미야 도루는 같은 반 친구에게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친구의 괴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히노 마오리에게 마음에도 없는 고백을 하게 되었고, 히노 마오리는 그런 도루의 마음을 알고도 그의 마음을 선뜻 받아들였습니다. 도루의 마음에도 없는 고백을 받아들인 데에는 히노 또한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려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 채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으며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함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히노는 도루에게 3가지 조건을 제시하였습니다. 학교가 끝날 때까지 히노에게 말을 걸지 말아야 하고, 개인적인 연락은 가급적 짧게 해야 하며, 마지막으로는 서로를 향해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하지만 그런 계약연애는 잠시, 둘은 이미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도루는 히노의 병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위해 병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척 해주었고 오늘의 히노를 위해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려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도루에게 좋지 못한 상황을 운명은 대면시켰고 도루는 히노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지우고자 합니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가진 그녀가 큰 충격을 받을 경우, 그녀의 병이 악화될 것이라는 것을 그는 일찌감치 깨우쳤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3.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저자 이치조 미사키는 제 26회 전격 소설 대상을 받고 이 책을 출판함 화려하게 데뷔하였습니다. 이 소설책 한 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검은 호랑이 해를 한 달 앞두고, 영풍문고에서 2022년을 빛낼 화제의 책 베스트에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소설이 8위에 올랐을 정도로 국내외로 많은 독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소설을 읽고 나서 필자는 이 소설의 제목이 상당히 직관적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밤을 강조하여 여자 주인공인 히노가 가진 병인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표현하고자 하였고 제목에 '세계'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세상에서 둘도 없는 유일무이하고 애절한 사랑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설정값을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하여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을 시사하려 한 의도가 보여 필자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였습니다.

 

 

4.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에 대하여

"남조선 드라마에선  열에 아홉은 기억상실증 환잡네다. 그건 자본주의에선 굉장히 흔한 병 이디오."

 

2019년 겨울에 방영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5중대 중급 병사인 김주먹이 특무상사인 표치수에게 한국 드라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나온 대사입니다. 남조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한 병이라 칭할 만큼 우리나라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쓰인 소재가 바로 기억상실증입니다. 오죽하면 한국 드라마를 자주 접한 해외 팬들이 한국인에게 기억상실증이 너희 나라에서는 그렇게 자주 걸리는 병이냐고 진심 어린 눈으로 질문을 던질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말을 다한 셈이지요.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값이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하는 소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너무 빈번하게 사용되자, 드라마를 시청하는 팬들은 드라마 작가들은 이야기의 전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연구조차 하지 않는 것이냐며 빗발치게 항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필자 또한 기억상실증이란 소재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진 편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라는 소설도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호기심에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야기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인 기승전결의 기부터 흔하게 쓰인 소재가 나와 실망하고 책을 덮으려 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읽어보니 소설의 흡입력은 상당했습니다.  히노가 구석에 숨겨진 자신의 스케치북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도루의 존재를 깨닫기 시작했을 때에는 절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소재가 진부하다는 인상을 받았으나 스토리의 흐름도 자연스러웠고 어렵지 않은 주제의 소설이었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쉽게 읽힐 수 있는 그러면서도 두 주인공의 순수한 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장편소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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