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소설과 에세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또 다른 우주 속 나를 찾아서

초석 THE WRITER 2021. 10.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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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F 장르에 자주 나타나는 [평행우주론]이라는 소재

평행우주론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어두운 공간에서 밝게 비춰주고 있는 빛이 파동이 아닌 입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만약 그 가설이 사실이라면 우주의 모든 것은 입자로 구성되며 파동은 고정된 위치를 갖지 아니하며 입자가 곧 파동이라면 한 입자는 동시에 두 장소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앨런 구스는 팽창 이론을 이용하여 평행우주를 설명하였습니다. 빅뱅 직후의 우주는 무한대로 팽창하고 있으며 원자와 분자의 배열이 반복되다가 마침내 우리와 똑같은 시공간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인류가 측정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410억 광년이라고 합니다. 그 거리는 절대적으로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우주 외에 또 다른 우주를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거리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평행우주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미지의영역과도 같은 존재이다 보니, SF 장르의 소설이나 드라마 그리고 영화의 소재로 많이 쓰이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9개의 향초로 시공간을 이동하며 운명을 바꾸었던 드라마 나인과 김은숙 작가의 더킹 영원의 군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관객수 1000만 명을 넘긴 인터스텔라까지 평행우주를 통한 더 나은 삶의 갈망은 여러 작품으로 꾸준히 표현되고 있습니다.

 

 

2. 자정(Midnight)의 의미

밤 12시, 죽기 바로 직전에만 열리는 마법의 도서관에서 당신의 두번째 인생을 드립니다. 주인공 노라 시드는 22시 30분에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자살기도로 인해 육신은 코마 상태가 되었지만 그녀의 영혼은 슈퍼마켓 사이즈에 도서관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도서관의 시계는 늘 0시 00분 00초인 자정으로 멈춰있었습니다. 자정의 1분 전은 어제가 오늘이 되기 직전이고 자정의 1분 후는 오늘의 시작을 알리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놓인 시간입니다. 노라시드가 살고자 했던 의지를 가졌을 때 시곗바늘은 다시 움직였습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노라 그 자체였습니다.

 

 

3. 한가지의 인생 중에 선택할 수 있는 횟수는 과연 몇 개일까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한국인의 가장 큰 후회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돈에 관련된 후회일 것입니다. 어느 특정 지역이 신도시로 계획이 되어있고 영원히 하락장에 놓일 것만 같았던 비트코인의 상승장을 목격하며 '내가 그때 그것을 샀었어야 했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필자가 주인공 노라시드에 대입하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후회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앨름 부인이 '선택을 할 수는 있지만 그 결과까지 선택할 수 없다.'는 말처럼 필자가 그때 광교나 동탄 땅을 구매했다고 해서 과연 내 자신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면 환경적으로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글쎄..'라는 대답이 나옵니다. 

나의 과거에는 고통이 수반되기는 했지만, 통증을 앓고 난 다음에는 소중한 인연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어쩌면 평행우주를 모두 횡단하고 그 인연들을 잃지 않기 위해 이 우주를 선택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우주가 정말 소중해졌습니다. 필자가 이 우주를 선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마찬 가지 구요.

 

 

4. 체스게임에서 폰은 차기 퀸이야!

서기 6세기 즈음에 인도에서는 '차투랑가'라는 보드게임이 있었습니다. 64개 판에서 하던 경주형 게임이었죠. 이 게임은 페르시아로 옮겨갔고 무슬림들이 이 게임을 스페인으로 가져가면서 체스게임이 각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렇게 퍼져나간 차투랑가의 게임은 사용하던 말도 4가지의 말에서 16개의 말로 늘어났고 게임 규칙도 조금씩 바뀌어가면서 오늘날의 체스게임이 되었습니다. 각국의 귀족들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전략을 체스게임을 통해 미리 시험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체스 게임은 '귀족 게임'으로 불리었습니다.

체스게임에서 퀸은 가장 강력한 말입니다. 직선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룩과 대각선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비숍이 합쳐진 말이라고 할 수 있죠. 퀸은 직선과 대각선을 모두 이동하며 포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말입니다. 상대방의 퀸을 잡는 것이 가장 큰 전략이기 때문에 폰이 승진을 하면 게임자의 대부분은 퀸을 선택합니다.

 

인생도 어찌 보면 체스게임과 닮아 있습니다. 다 가졌다고 생각하던 인생에서 어느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생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출구를 찾는 사람이 어느샌가 빛을 바라볼 수 있는 인생으로 바뀌었던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저 사람은 운이 좋다 나쁘다로 그저 관찰만 하기 바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단지 운이 좋았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을 테니까요.

 

 

5. 소설 속 자정의 도서관은 우리에게 없지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노라시드처럼 평행우주를 오고 가며 선택의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결과물을 직접 보고 느끼다 보면 어느덧 나만의 후회의 책은 하얀 종이만 남겨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저자 매트 헤이그도 그의 염원을 녹여 이 소설을 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또한 청년 시절에 우울증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자정의 도서관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주었습니다. 여러 우주에 존재했던 노라시드는 결국 그녀의 과거로부터 연결된 크고 작은 선택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 결과물이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 중에 자신에게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한다면 가치 있는 결과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말이죠. 이제 우리는 선택만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25만부 기념 퍼플 에디션), 인플루엔셜, 매트 헤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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